오픈AI 샘 알트먼은 왜 한국에 왔을까?

오픈AI 샘 알트먼 CEO가 6월 9일 방한했습니다. 오픈AI 투어 2023에서 전세계 17개국을 방문중인데요. 유럽에서는 규제 제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이스라엘에서는 인재 채용, 아부다비에서는 IPO 계획 없음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누구를 만나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살펴봅니다.

오픈AI 샘 알트먼은 왜 한국에 왔을까?
Photo by Zac Wolff / Unsplash

오픈AI CEO 샘 알트먼이 6월 9일,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오전에는 중기부 주관 대담과 Q&A, 오후에는 소프트뱅크벤처스 주최 대담에 참석했습니다.
샘 알트먼은 '오픈AI 투어 2023'을 통해 전세계 17개국을 방문 중인데, 한국은 어떤 목적으로 방문하고, 어떤 메시지를 전하게 될까요?

아부다비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 샘 알트먼은 IPO 계획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오픈AI가 범용 인공지능을 목표로 AI를 개발중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볼 때 익숙하지 않은 결정을 내릴 수도 있고, 월스트리트를 비롯한 공개 시장에서 소송을 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유럽, 이스라엘 등에서 샘 알트먼의 행보를 살펴보고, 한국 방문의 목적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유럽의 AI 규제 과도하면 오픈AI 철수? 초강수 후 철회

지난 5월 10일 뉴스레터에서 오픈AI에 내 개인정보 삭제를 요청하려면 EU 시민권자여야 한다는 내용을 전해드렸는데요. 유럽연합은 개인정보(GDPR)나 AI 규제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지역 중 하나입니다. AI 데이터 학습에 사용된 자료를 공개하고 AI 생성 콘텐츠에는 창작자가 인간이 아님을 명시할 것을 포함하는 규제안을 내놓기도 했죠. 

샘 알트먼은 규제 수준이 지나치다고 판단될 경우 오픈AI를 철수 시킬 수 있다고 했다가 입장을 번복하기도 했습니다.

샘 알트먼은 스페인, 폴란드, 프랑스, ​​영국 정부를 만나면서 계속해서 규제 완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했는데요. 메타의 마크저커버그나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도 이런 투어를 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의 빅테크 기업 CEO가 지속해왔던 일입니다. 

다만 오픈AI의 EU 로비 예산은 구글과 메타의 수백만 달러에 비해 매우 적은 수준입니다. 오픈AI는 작년 6월부터 EU의 로비스트로 등록하고 예산을 할당해 공개했는데요. 1만~2만 5천 유로(약 1400만~3500만 원) 수준입니다. 

샘 알트먼은 런던에서도 AGI(범용인공지능)를 지속해서 강조합니다. 저작권 침해, 개인 정보 우려 등의 문제를 피해가면서 인류의 미래를 위한 기술이라는 점을 강조해 현재의 문제 대신 미래의 실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규제와 관련해 "미래 모델에 대해 규제가 필요하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모델들이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를 제한하거나 금지하는 것은 큰 실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방문에서도 중기부 이영 장관과 AI 관련 정책과 규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AI 기본법은 유럽연합과 달리 규제보다 산업을 육성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고위험 AI는 규제하되 관련 기술 개발과 산업을 성장 시키기 위한 방안 마련을 골자로 합니다.

2. 글로벌 국가 AI 전략이 오픈AI와 함께 간다

샘 알트먼의 방문과 더불어 국가적인 AI 전략을 발표하는 곳들도 많습니다.

샘 알트먼은 지난 4월, 일본에 방문하여 기시다 후미오 총리 및 자민당과 대담을 하며 일본의 AI 전략에 대한 조언과, 투자 가능성 등을 논의했습니다. 

'일본 데이터 가중치 증가', ' 정부 공개 데이터 분석', '챗 GPT 선행 기능 제공', '일본 내 젊은 연구자 기회 확대', '일본 사무자동화 기업 존재 강화' 등 7개의 제안을 제시했는데요.

일본 정부는 샘 알트먼의 제안을 받아들여 AI 전략팀을 설치했습니다. 챗GPT를 각 부처와 사회에 적응하려는 논의를 계속하고 있는데요. AI가 일본 사회를 다시 부흥시킬 중요한 수단으로 보는 것입니다. 샘 알트먼 또한 일본 현지 법인 개설과 일본어 서비스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죠.

이스라엘의 벤야민 네타냐후 총리는 샘 알트먼 방한 시점에 맞춰 민간 및 안보 분야에서의 국가 AI 정책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샘 알트먼이 네타냐후 총리와의 개인 회의를 기피했다는 보고도 있지만, 전화 통화를 통해 이스라엘이 AI의 주요 글로벌 플레이어가 될 수 있으며, AI 개발 분야의 협력에 대해서 논의했다고 합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올 여름 EU의 순회 의장직을 맡게 되어, AI 규제 관련 협상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는데요. 샘 알트먼과 만나서 AI가 민주적 가치를 존중해야 된다는 메시지를 강조하기도 했죠.

3. 인재 확보의 열망, 방문하는 국가마다 AI 인재 칭찬

텔아비브 대학교를 방문한 샘 알트먼은 이스라엘의 인재 풀에 깊은 인상을 받았으며, 현지 기술 생태계가 앞으로 세계를 변화시키는 인공 지능 혁명에서 "거대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투어의 목적이 오픈AI 사용자와 개발자, 정책당국자와 만나는 것인만큼 특히 개발자 생태계를 꼭 한번씩 만나고 있는데요. 런던에서도 개발자 20여명과 비공개 모임을 하며 "고객과 경쟁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고, 이스라엘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R&D 센터를 방문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중기부 주관 대담에서, 한국의 AI 스타트업 생태계, 개발자 생태계에 대해서도 협업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한국에서 샘 알트먼은 중기부 장관과 국가적, 산업적 AI 규제 완화 및 전략을 이야기하고, 소프트뱅크벤처스 대담에서 스타트업 대표들과 함께 협의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한국에서도 개발자, AI 엔지니어들과 만나서 대담하는 자리가 있었으면, 런던에서의 비공개 모임 때처럼 오픈AI에 대한 더 솔직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합니다.

샘 알트먼 방한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AI 국가 전략 관련 구체적인 안들이 많이 나올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